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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적 쓰나' 류현진의 토론토 파죽의 4연승…기쿠치 ML 데뷔 첫 10승

by 실업체해선 2023. 9. 20.
▲ 기쿠치 유세이.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4연승을 질주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더더욱 키웠다.

토론토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7-1로 이겼다. 토론토는 시즌 성적 84승67패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를 유지하면서 공동 3위 시애틀 매리너스, 텍사스 레인저스와 1.5경기차로 거리를 벌렸다.

일주일 전만 해도 토론토의 가을은 끝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토론토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홈구장에서 치르는 텍사스와 4연전이 가을 야구 진출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크리스 배싯-류현진-기쿠치 유세이-케빈 가우스먼을 차례로 내보내 최소 3승 확보를 노렸는데, 결과는 4전 전패였다. 충격적인 열세에 미국과 캐나다 현지 언론은 토론토가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불리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생각은 달랐다. 류현진은 13일 텍사스전 6이닝 3실점 호투에도 3-6 패배를 막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지만, "올 시즌 많은 경기가 남진 않았다. 우리가 2경기 연속 진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 또한 경기의 일부다. 내일은 또 다른 날이다. 우리는 내일 경기에 더 힘을 쓸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며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토론토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3연전을 모두 이기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보스턴과 시리즈에서 끌어올린 분위기가 양키스와 이날 경기까지 이어진 셈이다.

토론토는 조지 스프링어(우익수)-보 비솃(유격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지명타자)-캐번 비지오(1루수)-데이비스 슈나이더(2루수)-달튼 바쇼(좌익수)-맷 채프먼(3루수)-알레한드로 커크(포수)-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려 양키스에 맞섰다. 선발투수는 기쿠치 유세이였다.

기쿠치는 5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6패)째를 달성했다.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처음으로 달성한 시즌 10승이었다. 그러나 6회말 투구 도중 어깨를 부여잡고 내려가면서 부상을 염려하게 했다. 구단은 "기쿠치가 왼쪽 어깨 승모근 경련으로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 조지 스프링어.
▲ 보 비솃.



스프리어가 시작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쿠치의 어깨를 가볍게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양키스 선발투수 클락 슈미트의 커터가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스프링어는 개인 통산 57번째 1회 리드오프 홈런을 터트리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2위의 위엄을 자랑했다. 역대 1위 리키 헨더슨(81개)과는 차이가 아직 크지만, 현역 타자 가운데는 가장 많은 리드오프 홈런을 생산하면서 상대 선발투수들의 기세를 누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기쿠치는 1회말 곧장 추격을 허용했다. 1사 후 애런 저지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중월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1-1이 됐다.

잠시 소강 상태에 빠졌던 토론토 타선은 4회초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비솃이 좌전 안타로 물꼬를 텄고, 게레로 주니어가 3루수 송구 실책에 힘입어 출루하면서 무사 1, 3루 기회로 연결됐다. 이어 비지오가 중전 적시타를 쳐 2-1로 앞서 나갔다. 계속된 무사 1, 2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더 뽑아야 했지만, 슈나이더-바쇼-채프먼이 후속타를 생산하지 못하고 연달아 범타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5회초 비솃이 기쿠치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한 방을 날렸다. 2사 후 스프링어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였다. 비솃은 우중월 투런포를 날리면서 4-1로 거리를 벌렸다.

호투를 펼치던 기쿠치는 6회말 투구 도중 이상 신호를 보냈다. 선두타자 DJ 르메이휴를 볼넷으로 내보낼 때부터 급격히 밸런스가 무너진 것처럼 보였다. 기쿠치는 어깨를 움켜쥐며 불편한 증상을 호소했고, 트레이닝 코치가 확인한 뒤 마운드를 이미 가르시아로 교체했다.

토론토 불펜은 기쿠치 부상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 호투를 이어 갔다. 가르시아(1이닝)-트레버 리차즈(1이닝)-조던 힉스(1이닝)-네이트 피어슨(1이닝)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 알레한드로 커크(왼쪽)와 기쿠치 유세이.
▲ 알레한드로 커크.



9회초에는 커크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을 날렸다. 선두타자 채프먼이 중월 2루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커크가 좌중월 투런포를 날려 6-1로 거리를 벌렸다. 계속된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어마이어가 2루타로 출루하며 추가 득점 기회로 연결했고, 2사 3루에서 게레로 주니어가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할 때 3루주자 키어마이어가 득점해 7-1로 승리했다.

토론토가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웃으면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유일하게 가을야구를 즐기게 된다. 김하성과 최지만이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와일드카드 탈락까지 트래직넘버 6개를 남겨둔 상황이고, 배지환이 뛰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트래직넘버가 4개밖에 남지 않았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팀과 5경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막판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약 13개월의 재활 기간을 거쳐 올해 8월 빅리그에 복귀했다. 9경기에서 3승3패, 44⅔이닝,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하며 토론토의 가을야구 막판 스퍼트에 큰 힘이 됐다. 직구 구속이 전성기 때보다는 느려진 만큼 시속 60마일대 느린 커브를 장착해 재미를 보고 있다. 베테랑답게 영리하게 생존법을 찾은 것. 토론토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류현진은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가을 마운드를 밟을 기회를 얻는다.

▲ 토론토 류현진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kmk@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