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2023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2분기 순자금운용액은 2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52조9000억원)보다 24조3000억원 줄었다. 올해 1분기(76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48조3000억원 급감한 규모다.
순자금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순자금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송재창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소득 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 지속, 주택투자 회복 등으로 여유자금이 감소하면서 순자금운용(자금운용-조달) 규모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축소됐다"며 "자금운용이 자금보달보다 더 크게 축소돼 순자금운용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운용 규모는 44조4000억원으로 1년 전(89조원)보다 44조6000억원 줄었다.
자금운용을 부문별로 나눠 보면 가계의 예금은 28조2000억원으로 1년 전(39조3000억원)보다 11조1000억원 감소했고, 주식도 24조6000억원에서-2조4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했다.
반면 채권은 9조1000억원에서 11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가계 금융자산 내 예금 비중은 지난해 2분기 43.1%에서 올해 2분기 44.5%로 확대됐다. 이는 1분기(44.5%)와 동일한 수준이다.
주식 비중은 같은 기간 18.5%에서 20.1%로, 채권 비중은 2.1%에서 3.1%로 늘었다.
보험 및 연금 준비금 비중은 30.7%에서 27.0%로 낮아졌다.
가계의 2분기 자금조달은 15조8000억원으로 1년 전(36조1000억원) 대비 20조3000억원 감소했다.
자금 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금)이 30조6000억원에서 10조800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송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수요가 줄면서 장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제공=한국은행]
비금융법인의 경우 2분기 순조달 규모가 21조1000억원으로 1년 전(52조4000억원)보다 31조3000억원 감소했다.
자금조달이 198조1000억원에서 98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조달 방법 중 대출금이 67조2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으로 급감했고, 채권도 8조3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감소했다.
자금운용은 76조9000억원으로 1년 전(145조7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송 팀장은 "높은 대출금리, 투자 부진 지속 등으로 대출수요가 줄어들고 민간기업의 전분기 중 회사채 선차환 발행의 영향으로 채권 발행도 축소되면서 비금융법인의 자금조달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일반정부도 순조달 규모가 22조3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송 팀장은 "경기 부진 등으로 국세 수입이 감소했으나 지출이 더욱 크게 줄어들면서 순조달 규모가 축소했다"고 부연했다.
